새로운 앨범 [New Breed Part. 1]도 여태껏 박재범이 보여준 모습과 방향성을 함께 한다.
트렌디한 R&B와 힙합을 바탕으로, 국내 대중 음악이 가진 K-POP의 가능성을 구현하는 작업이 이루어진 것이다.
국내 R&B 작곡가 중 가장 뛰어난 능력을 지닌 전군이 만든 ‘별’ 은
세븐과 박한별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만들어 화제를 모았는데,
필자는 소재보다 슬로우 잼 필을 보여주는 이 곡을 완벽히 소화하는 박재범의 스킬이 더 눈에 들어왔다.
유려한 R&B곡을 이끌어 나가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국내에 흔하지 않은 장르를 들고 나와 자신만의 스타일로 만들어 가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박재범은 꿋꿋하게 해 낸다. 감정 과잉은 철저히 배제한 채 조곤조곤 풀어내는 감수성 짙은 보이스,
리스너는 그의 음악적 스킬을 믿어줄 수 밖에 없다. 업템포 R&B 힙합 넘버 ‘Up And Down'과
마초적 힙합 에너지가 감지되는 ’Enjoy The Show'도 뛰어난 넘버지만
필자가 가장 주목한 트랙은 ‘I Got You Back'인데,
K-POP 적인 멜로디와 미국적인 트렌드가 적절히 조화된 곡이기 때문이다.
분명 이 곡의 멜로디는 K-POP 곡들에서 전형적으로 보여지는 편안한 느낌의 그루브를 연출한다.
하지만 비트와 구성은 니요(Ne-Yo)나 크리스 브라운(Chris Brown) 같은 대세 아티스트들을 떠오르게 만든다.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K-POP 아티스트들이 배워야 할 부분이 아닌가 하는데,
우리 것을 완전히 버리면 쉽게 동화된다.
반대로 너무 우리 것을 지켜도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렵다.
‘I Got You Back' 은 K-POP 곡들이 나아가야 할 가장 이상적인 비율을 제시하는 곡이 아닐까 한다.
박재범은 ‘믿어줄래’ 라고 말하지 않아도 음악을 통해 자연히 신뢰하게 되는 아티스트다.
그는 끊임 없는 발전세로 리스너들을 감동시키고 있으며,
트렌드를 완벽하게 이해하는 혜안(慧眼)은 롱런할 수 있는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New Breed Part.1]는 신뢰의 밀도를 더욱 빽빽하게 만들어 주는 한 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