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한 후기 여기 있다

                                                by 미찌



 

제이워커스가 아니더라도 불특정 다수가 볼 수 있는 공간에 아무리 걸러낸다고는 하지만 너무 개인적인 내용까지 쓰기가 참 조심스럽다. 
날씨가 날씨인지라 상큼하게 빵 웃겨주고 싶은데  무겁고 많이 길어. 후기 올린다고 하고 사실 좀 망설여졌지만 용기내서 써본다.  

재범이는 그룹 시절에도 눈이 띄는 편이었지만 당시 나는 언어도 안 통하는 중국에서 첫 출산과 육아로 또 한국으로 다시 왔을 때는 탈퇴와 영구재명까지 셋째를 낳고 부모가 되는 법을 배우느라 정신이 없을 때 였어. 
마음 한 켠에 늘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알고 싶었지만 호감만으로 온전히 매달릴 마음의 여유는 없었던 거 같다.

팬이 될 수 밖에 없었던 얘기를 위해 좀 더  내 이야기를 하자면 학교 다니다 시애틀에서 결혼했고 남편도 미국인이야. 
지금은 쉬는데 외국으로 나가거나 한국으로 가는 expat.(주재원 같은?)아이들에게 상대국가의 문화적 이해와 적응을 돕는 유스 트레이너 일을 했었었고......

외국에 나가면 애국자가 된다고 나 역시 미국에 살 때 당시만 해도 한국에 대해 잘 모르거나 또는 다소 부정적인 시각의 외국인들을 보면서 
민간외교의 중요성을 절감했고 부족하지만 나름대로 우리나라를 알리고 싶었었다. 

결혼 후에도 남편의 직업 상 외국으로 다닐 기회가 많았고 늘 외국 친구들이 있다 보니 
자연스레 두 문화 사이의 연결 고리 같은 역할을 본의 아니게 하게 되었어. 
가끔 외국인 학교 마저 한국 아줌마들의 치마바람이나 과한 교육열로 난색을 표하는 사람들에게서 중간 역할을 하기 난감하기도 하고
우리나라의 어떤 부분이 싫을 때도 있었지만 나는 늘 한국인인게 자랑스러웠어. 

그런데 엄마가 되어 돌아 온 한국에서 지난 3년은 참 힘들고 내 맘 같지 않았던 같아.

(정말 좋은 사람들이 대부분이었고 단지 일이 그렇게 되려다 보니 그런 거라 오해 없기 바래)

오자마자 2년 간 신경정신과 치료를 받는 집요한 이웃을 대하는 건 그나마 웃어 줄 수 있었는데 
가치관이나 새로운(?) 한국의 문화 적응도 힘들었고 결정적으로 아이들과 관련되어 굉장히 안 좋은 일들이 연이어 터지면서 아이 상태가 심각하게 안 좋아졌었다.

어딜 가나 그런 사람들은 있게 마련이지만 그 와중에 내가 아닌 나로 매도도 당해 봤고 
진흙탕 싸움에 목소리를 높이기 보다 조용히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도 느끼게 되었었고.......
평소 알고 지내던 이 상황을 다 지켜본 친구에게 어쩌면 한국에서 더 이상 살 수 없을 지도모르겠다고 말 하던 날
그 친구도 나도 길거리에서 많이 울었다. 
남편도 나도 아이들이 자신의 뿌리에 대해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우리가 겪고 있는 상황에서 그게 최선인지 확신이 없어졌고 
늘 한국을 알리고 싶었던 나였기에 내 입으로 그런 말을 하는 게 가슴이 아팠다.

밝았던 큰 아이도 또래 한국 친구들의 선행학습에 어느 순간 자신이 떨어지는 사람이냐고 자신감을 잃기도 했지.

다른 사람들처럼 외국인 학교에 보내면 되겠지만 다소 고비가 있더라도 한국에 살고 있는 이상 부모로서 아이들이 한국을 바로 알고
부족하더라도 자신을 한국어로 표현 할 수 있는 배움의 기회를 주고 싶었다. 

 

 

 

 

 

 

그 즈음 재범이의 정규앨범이 나온 거도 모르고 있다 몇 달 후 우연히 재범이를 방송에서 봤고, 
어느 날 아무생각 없이 유툽에 올라 온 이.소라의 프.로포즈에서 걸프랜드를 듣게 되었어. 
처음엔 그저 신나는 노래다. 팬들에게 하는 말 같은데 힘들게 돌아 와서 팬들이 너무 좋겠다. 이러고 있는데 갑자기,

" 너와 대화 하려고 한국말을 배운 거야." 라는 그 한 마디에 가슴이 쿵하고 멈춰버렸어.

그 흥겨운 음악에 구구절절이 위에 늘어 놓은 이유로 나는 그 자리에서 펑펑 울었어.
그 누구 보다 그 말이 너무 와 닿고 그 노래 가사가 얼마나 진심인지 느껴졌거든. 바로 그 한마디가 모든 걸 바꿔버렸어.

그래서 뒤늦게라도 너희들이 ‘믿어줄래’ 들었을 때 어땠을지 이해할 수 있어.   

그 때 부터 박재범이란 사람에게 정말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알고 싶어졌어. 
물론 간담회나 방송에서 간간히 말하는 내용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일방적인 한쪽만의 메세지 말고 온전한 진실을 알아야 했어.

사실 처음엔 일반 포털 검색의 검증되지 않은 많은 말들로 더 혼란스러워지기도 했지만 
어느 순간 나는 박재범이란 사람에게서 많은 공감을, 공통점을, 추억을 만나게 되었어.

재범이가 어린 나이에 낮선 한국에 와서 힘들었던 첫 2주 동안 매일 울었을 때 
또 몇몇 인터뷰나 방송에서 어떻게 보면 이렇게 열심히 하는 이유가 엄마 때문이라고 말할 때,

너무 어려 감정 표현도 잘 할 수 없어 마음에 병이 났던 그래서 절실히 나에게 손을 내밀던 내 아들이 떠오르기도 했었고.............


돌아 와 달라는 그 많은 해바라기 같은 메세지에 너희들의 사랑과 절실함이 느껴졌고 수많은 동영상을 보며 목 메일 때도 많았어. 
어느새 2년 전 사람들의 외면 속에 너희들이 서 있던 그 곳에 같이 서 있는 나를 보았다

재범이를 대신해 그의 목소리가 되어 추운 날에도 고개 숙여 세상에 대신 말하고 있던 너희 모습에 눈물이 멈추지가 않았어. 
'난 그 때 왜 너희들의 그 간절한 목소리를 듣지 못했던걸까'..... 
컴백 무대도 전무하다시피한 상황에서 그 누구보다 엄청난 음반 판매량으로 1위를 하고 
정말 너희들의 소리없는 지지와 사랑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느낄 수 있었어. 
그래, 재범이를 돌아오게 한 것도 지금 여기 까지 오게 한 원동력도 헌신적인 너희들의 사랑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거야. 
그 많은 시간들 속에서 너희들이 재범이를 지켜냈던거지. 재범이가 너희들을 지켜줬던 것처럼.......

원래 태투 좋아하지 않는 나인데 이런 너희와 재범이를 알기에 그의 등에 새겨 진 제이워커스가 가슴 뭉클하고 아름답다. 
내가 또 누군가가 얼마나 대단한 팬심을 보인다 할지라도 처음부터 함께 가 주던 너희 마음을 절대로 넘어 설 수 없을거야.  

 

 

 

 

 

나보다 훨씬 어린 사람이지만 그 많은 일들을 겪으면서도 예전이나 지금이나 늘 한결 같고 묵묵히 자신을 발전시켜 지금의 뮤지션으로 거듭난 재범이가 너무 자랑스럽고 존경심마저 든다.

 

나는 재범이를 통해 나를 내 가족을 되돌아 보게 되었고 제이워커스를 보며서 처음으로 한국에 살면서 강한 유대감 같은 걸 느끼게 되었어. 

외국 어디를 가더라도 망설인 적이 없었고 향수병을 느껴 본 적이 없는 나이지만 이젠 결코 예전 같지 않을 거 같다. 재범이가 있고 처음부터 그 애 옆을 지켜주던 제이워커스들이 있으니까 난 늘 한국으로 돌아 오고 싶을 거야. 내 마음의 고향으로.......

어떤 사람은 어린 나이도 아니고 연예인한테 또 그 팬들에게까지 이런 마음 너무 오버 아니야 할지도 모르겠지만 나에게 재범이와 너희들은 이런 의미가 되었다고 꼭 한 번은 말해주고 싶었어.

 

사람들은 보통 논란이 되는 일에 잔잔한 폭풍의 눈을 보려 하기 보다 그 주변의 요란한 바람 소리와 현란함에 더 쉽게 흔들리는 거 같다.

혀는 양날의 칼과 같아 사람을 살리기도 하지만 죽이기도 하지.

많지 않은 나이지만 살아 보니 뛰어난 언변력과 현란함으로 거센 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사람은 세상에 너무 많은 거 같아. 하지만 그 바람을 이겨내고 말한 그대로를 행동으로 지켜 보이는 사람은 드물기 때문에 그들의 가치는 무한대라고 생각해.

그리고 그게 바로 박재범의 가치이기도 하지.  

 

난 기계치고 컴맹이라 너희들처럼 활발하게 자료 공유도 못하고 소식도 못 가져오고 공연마다 가지도 못하고 아마 갤에 가끔 글 쓰거나 (그나마 그것도 너희들처럼 집약된 쿨한 외계어는(?)못 쓰지만) 음반이 나오면 사고 주변 사람에게 알리는 정도 밖에 못하는 그런 조용한 팬일테지만 마지막으로 이 말 남기고 마칠까 해.

세월이 지나 너희들 옆에 또 재범이 옆에 각각의 손을 잡아 주는 이가 생기는 그 날이 오더라도 우리 언제나 이 마음 그대로 재범이와 함께 걸어 가자.
애들아 사랑해. 

                                                                                                                                      긴 글 읽다 다크서클 지게해서 미안한

                                                                                                                                              내가(미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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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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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서 가서 남겨주면 됨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