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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범, 정규 2집 [EVOLUTION] 발표


AOMG의 공동 대표이자 소속 아티스트인 박재범(Jay Park)이 9월에 시작과 함께 첫 번째 정규 앨범인 [New Breed]로부터 약 2년 반만의 공백을 깨고 두 번째 정규 앨범 [EVOLUTION]을 발표했다. [EVOLUTION]에는 지난 앨범과 다르지 않게, 혹은 더 다양한 스타일들로 채워져 있는데, 그런 다양한 스타일의 프로덕션은 주로 AOMG의 내부 프로듀서인 차차말론(CHASE VINCENT MALONE)이 맡았다. 참여진으로는 역시 AOMG의 내부 멤버인 그레이(GRAY), 사이먼 도미닉(SIMON Dominic), 로꼬(Loco)가, 그밖에도 커먼그라운드(Common Ground), 비프리(B-Free), 테이크원(TakeOne), 얼마 전에 데프잼(Def Jam)과의 계약이 파기되면서 씁쓸한 맛을 본 "All Gold Everything"의 트리니다드 제임스(Trinidad James)와도 함께 했다.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이번 앨범에서도 박재범은 흑인음악 범주를 넘나들며 다양한 스타일을 선보이고 있다. 그가 이번에는 EDM 트랩, 팝 댄스 넘버와 같은 이전에 하지 않았던 스타일도 잘 소화해내는데, 한 앨범 안에서 중구난방 식으로 많은 장르가 혼재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박재범'이라는 키워드 하나로 썩 모양새가 나게 잘 묶인다는 것은 앨범이 지니고 있는 장점 중 하나이다. 그리고 그런 모양새는 어쩌면 크리스 브라운(Chris Brown)과도 닮았다. 크리스 브라운은 그동안 자신의 정규 앨범들을 통해 다양한 장르를 소화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그 장르의 영역을 넓혀간다는 점, 춤이 함께해야 완성되는 곡과 퍼포먼스도 어렵지 않게 가능하다는 점을 계속해서 어필해왔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은 '크리스 브라운'이라는 아티스트라는 존재라는 구심점을 중심으로 잘 묶이는 편이다. 사실 오히려 앨범으로 묶어내는 것에 있어서는 박재범이 더 잘하고 있지 않나 싶다. 크리스 브라운은 상당수의 아쉬운 점을 노출한 앨범도 더러 있으니까 말이다.


박재범의 이번 앨범을 들어보면 알겠지만, 그는 앨범의 파트를 두 개로 나눈 것으로 보인다. 우선, 앨범의 초, 중반부는 확실히 여러 가지 방면에서 고전적인 넘버들로 채워져 있다. 타이틀인 "So Good"은 확실히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이 연상되는 트랙인데, 올해 발표된 마이클 잭슨의 사후 앨범인 [Xscape]에 수록되어 있는 "Love Never Felt So Good"과 브루노 마스(Bruno Mars)의 "Treasure"와 흡사한 훵키한 리듬과 퍼포먼스가 눈에 띈다. 이밖에도 90년대 뉴잭스윙 식의 "다시 만나줘", 피아노와 빅밴드 사운드를 활용한 정석적인 발라드 넘버 "약속해", 슬로우잼 스타일의 "비밀", "Welcome"까지, 박재범은 프로덕션적으로, 혹은 프로덕션에서 그렇지 않더라도 가사적인 부분에 있어서 고전적인 면모를 가져가려고 한다. 특히, '순애보' 스타일로 가져가기도, 혹은 노골적이게 가져가기도 한 가사가 대체로 각 곡에 조화롭게 어울려서 인상적이었다.


이러한 전반부와는 달리 앨범은 앨범의 거의 정중앙에 위치한 "메트로놈"을 기점으로 급격하게 분위기가 전환된다. 이 이후부터는 주로 힙합 넘버, EDM 넘버들이 다수 등장하면서 박재범이 노래, 춤보다는 비교적 취약한 랩을 선보이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의 랩과 랩에 담은 가사가 이전보다 더 자연스러워진 것은 물론, 본인의 랩으로만 채운 트랙은 "GGG" 뿐이라 이전에 그가 발표했던 힙합 넘버들보다 듣기에 큰 불편함이 없다. 비프리와 테이크원이 참여한 "WHO THE F*CK IS U"에서는 세 래퍼가 모두 발군의 실력을 보여주었는데, 이 트랙이 특별히 더 의미 있는 것은 박재범이 두 게스트와 함께 하고, 가사에서 힙합적인 태도를 보여주면서 이제는 '아이돌 출신'이라는 타이틀보다는 '힙합 아티스트'라는 타이틀이 더 어울림을 입증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힙합 아티스트'라는 타이틀에 설득력을 더욱더 높여주는 것은 다른 어떤 것도 아닌 이번 앨범을 통해 이전보다 더 나아진 프로덕션과 랩 등을 보여주는 박재범의 음악적 역량 그 자체다.


물론, 이러한 앨범의 좋은 지점들과는 별개로 앨범의 중, 후반부에 들어가고, 종반부에 치달으면서 초반부부터 서서히 끌어올렸던 전체적인 분위기와 공간을 채우는 소리의 밀도가 과도해지면서 부담스러운 부분도 어느 정도 있다. 중간중간 수록되지 않아도 될 트랙도 눈에 보였고 말이다. 그러나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것은 박재범의 힙합, 알앤비 아티스트로서의 성장세와 다양한 장르가 혼재되어 있는 풀렝쓰 정규 앨범을 비교적 안정감 있게 꾸려낸 그의 역량이다. 그리고 그는 그런 성장세와 역량을 통해 이제는 그 누구도 부정하기 어려운 멋진 힙합, 알앤비 아티스트가 됐음을 이번 앨범을 통해 더 분명하게 했다. - MeloViewer
★ 출처 - 흑인음악 매거진 '힙합엘이' ( http://HiphopLE.com ) (무단으로 출처 삭제,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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